유럽 최대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Revolut)가 미국 은행 인수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독자적인 은행 라이선스(de novo charter)를 직접 신청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750억 달러 기업가치를 보유한 이 핀테크 거대 기업은 인수 방식의 복잡성을 피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를 활용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레볼루트는 지난 2025년 9월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존 미국 은행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신용카드 출시 등 금융 서비스 확대가 목표였으나, 예상보다 복잡한 규제 승인 절차와 실물 지점 유지 요건이 걸림돌이 됐다. 특히 실물 지점 운영 요건은 레볼루트의 '디지털 퍼스트' 비즈니스 모델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문제였다.
- 규제 승인 절차의 복잡성과 장기화
- 실물 지점 유지 요건과 디지털 퍼스트 모델 충돌
- 인수 대상 은행 통합 비용 부담
- 트럼프 행정부 규제 완화로 독자 라이선스 경로 유리해짐
레볼루트는 현 트럼프 행정부의 핀테크 친화적 규제 환경을 적극 활용하려 한다. 최근 서클(Circle)과 리플(Ripple)이 은행 차터를 확보한 선례가 있어, OCC의 라이선스 승인 절차가 과거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연방 OCC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개별 주(州)별로 송금업 라이선스를 따로 취득할 필요 없이 미국 전역에서 통일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OCC 연방 은행 라이선스 취득 시, 레볼루트는 주별 개별 라이선스 없이 미국 전역에서 예금·대출·암호화폐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레볼루트의 미국 내 암호화폐 서비스는 크게 제한되어 있다. 2023년 10월부터 미국 고객 대상 암호화폐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OCC 라이선스를 성공적으로 취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유럽에서처럼 수십 종의 암호화폐 매매·보관·결제 서비스를 미국 뱅킹 앱에 통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전통 미국 은행들에게도 디지털·암호화폐 서비스 강화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레볼루트만 미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영국 네오뱅크 오크노스(OakNorth)는 미시간주 커뮤니티 유니티 뱅크를 인수했고, 스탈링(Starling)도 미국 은행 라이선스를 추진 중이다. 유럽 핀테크 기업들의 미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전통 금융기관과 디지털 금융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비트코인(BTC)은 현재 89,220달러에 거래되며 24시간 기준 0.28% 소폭 하락한 상태다. 레볼루트의 전략 변경은 핀테크 기업의 사업 전략에 관한 것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직접적인 가격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다만 규제 환경 개선으로 더 많은 핀테크 기업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